해괴망측한 꿈을 꾸었다. 식은땀이 관자놀이부터 미간을 굽이감는다. 하하. 연교가 잠에서 덜 깬 몸짓으로 뒤척여 공영의 배에 팔을 걸터듬었다. 잠옷을 젖히고 들어온 연교의 쪼그만 손이 산만하게 움직인다.


“졸려.”
“얼른 자… 옳지.”


수학여행을 베갈긴 백주에 백주향이 손전등을 끼고 공영을 비추었다. 연교는 착한 여자다. 하지만 도무지 시비를 가릴 수 없는 계집애가 있다. 주향의 살갗에는 술내가 풍겼다. 그녀를 더럭 입양해온 양부모는 몹쓸 족속이었다.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공영을 쫓아 백주향도 수학여행에 참석하지 않았다. 편의점 비닐봉투에 담긴 밀가루 빵을 주향이 주르륵 쏟아냈다. 개미가 득실거리는 땅바닥에 쏟아진 빵이 개미들의 길목을 덮쳤다. 그녀는 개미를 밟고 터트린 개미 무덤에 앉아 포장된 봉지를 뜯는다.


“너 먹어.”
“됐네요.”
“뜯었으니까, 먹어.”


그녀는 영민했고 턱을 습관처럼 긁었다. 주향의 안경에 있는 공영이, 주향을 보는 그녀를 여실히 내다보면 턱을 긁는 손가락은 제자리에 멈춰있었다. 빵 쪼가리를 앞니에 물고 주향이 아파하는 손등을 의식했다. 향이 턱을 긁었다. 턱이 붓는다. 첫사랑은 몸에 어둔 곳 따라 근질거린댔다.


까만 상처가 연교를 두고도 가려워질 걸 알았으면 십자가 모양이래도 내어볼걸. 술을 추억하면 달아오르는 자국쯤 낼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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