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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낼 것이 있었더라면

수정본

지켜낼 것이 있었더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거짓을 창작해야 했을 때 사실을 전한 게 십년이 지나도록 미련으로 남는다. 나는 권력에 굴하지 않는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진실하게끔 교육받았고 진실하지 않으면 외면 받았기에 순수를 악으로 쓰는 악인들에게 놀아났다.
그것이 죄냐. 그것도 죄다, 손가락질하는 주변인을 가리켜 당신이 나였으면 어떤 선택을 했겠느냐 하면 꼬리를 빼고 숨어 다닌다. 제 일이 아니고 남의 일이니 진지해할 수 있었겠나. 나는 미안하지 않을 일에 미안해하고 감사하고 싶지 않은데 감사인사를 바친다.
살아있을 때 잘해.
하기 싫다. ‘살아있을 때 잘해’가 저한테 잘하라는 말과 다름이 없으니 그렇담 나는? 사람 앞길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오늘밤 누구의 심장이 멈출지 너는 안단 말이냐. 잘 맞고 잘 아물고 잘 견디고 잘 맞고 내가 네 집안을 뜰 때까지 잘, 하라는 것 같아서 그보다 먼저 내가 죽고 싶었다.
기왕이면 그가 보는 면전에서 죽으려 했다. 내가 떠난 뒤에 그는 아비로서 울 것인가, 살인자로서 침묵할 것인가. 애석하게 죽으면 어디로 나가는지 나는 몰라서 너도 모르는 인생을 붙잡고 칼부림 쳤다.
그것이 죄인가.
나는 나를 지키지 않았다. 흙먼지를 털고 그의 집을 나와 내 집을 차리지 못했다. 지키지 않은 게 죄가 되느냐. 내가 살아남으려고 나를 버린 것을 너희가 인간을 만든 신도 아닌데 나를 훈계해. 막상 입을 열 상황에서 입을 닫고 있던 자들이 할 말이 쌓였는지, 찢어버리고 싶은 목소리로 나를 가해자라 부른다.
사랑을 억누르고 정을 믿은 대가가 나의 책임이라면 내 사랑을 짓밟고 정을 믿게 한 악인은 하늘로 솟았나보다. 봐라. 그들이 승천하며 떨어트린 책임이 해가 저물면 빛을 내고 너도 그 광경을 보고 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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