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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산

지난밤
불우한 나의 영혼이 산과 산 틈새를 잇는
작은 다리에 서서 투신을 고민했다
머리부터 떨어져도 지면에 발이 닿는 다리였다
어디서부터 몸을 던져도 죽지 않고 닿는단다

산과 산을 잇는 시작점에 도착한 등산객은
이승을 등진 영혼들의 어깨를 지나쳐 사라졌다

죽은 다음에 다음을 볼 수 없겠지
죽은 다음은 투신을 고민하는 꿈 따윈 꾸지 않겠지
죽은 다음 장례식에 몇 명이 와서 꼴사납게 처울까
개중에 잘도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겠지

살이 썩고 영혼마저 소멸된 후에
산과 산을 잇는 다리에 가서 종아리부터 떨어져보자

내가 죽은 다음을 볼 수 없을 때
투신자살을 고민하는 꿈이 꿈에 나오지 않을 때
볼썽사납게 우는 사람이 잘도 죽었다
생각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을 때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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