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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편지

손아귀에 저를 감아쥐던 사람들은
행복
하게 살았습니까?

신이시여 해보십시오.
당신이 주신 고난과 시련
다 이겨내 보이겠습니다.

제가 죽지 않고 당신의 눈앞에
눈물을 흘리고 섰을 때
저를 놓아주시는 겁니다.

행복은 영원하지 않고
불행 또한 영원하지 않다
는 말을 들었다

우리 이만하면 됐지 않았나요.

알아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가해자가 되지 않을 거란 걸.
결코 그들처럼 같은 인생을 번복하지 않을 거란 것을요.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니지만 참을 만큼 참았단 것도 알아요.
죽을 용기가 없다는 것도요.

알고 있어요.
내일도 오늘처럼 죽고 싶어질 날이 올 거란 사실을.
행복은 영원하지 않고
불행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신이시여, 우리 두 번 다신 보지 말아요.

『 사랑을 증오하는 일에 이타적 관용이 따라붙는다. 부모를 죽인 원수도 사랑하라. 사랑해 마지않아라. 근데요, 하나님. 당신은 원수를 지옥에 보낼 수가 있잖아. 난 그럴 수가 없네요.
정신 못 차렸죠?
당신이 가장 잘 알면서
용서 못해요. 』

당신께서 거두어간 삶을 억척같이 살아냈다
살아남았다
폐부가 오르내리는 후유증으로
오늘도 어젯밤처럼 너무나 사라지고 싶다

그리하여 당신, 저의 안녕을 바라십니까?

『 하나님 저의 말을 듣고 계시다면 저 인간을 죽여주세요.
사고사도 좋아요. 술을 마시고 떨어지는 추락사. 자살도 좋아요. 새엄마가 자살할 명목은 없지만 죄책감이 끼쳤다고 해주세요. 그리고 그녀가 죽은 자리에는 금붕어가 있었다고 기사 제목 한 줄 써주면 돼요. 사람들은 아무도 내가 그녀를 엄마로서 사랑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을 거예요. 』

소리 내어 내게 기도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게 하라고
신도 뭣도 아닌 내가 내일을 살게 하려고

의사들은 예언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
아이가 살아도 후유증으로 얼마못가 죽을 겁니다
신이시여 의사들이 예언한 해가 눈앞에 있습니다.

불행은 영원하지 않고
행복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끝으로
세 번째 편지의 결말을 내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다시는 신과 인간으로 만나지 않기를 마음속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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